고해
뭐라고 해야 될까. 사람들이 야속하다는 생각도 조금 해봤다.
계속해서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까 휩쓸리는 면도 있었고, 끝내는 괴로웠다. 그 괴로움이라는 것도 되게 웃긴 얘기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나 제멋대로 살겠다나. 결과적으로 이 인생은 나랑 잘 안 맞는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예전이었으면 죽음까지 생각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받아들였을 뿐. 끝없이 어두움과 고통 속에서 사느니 내가 놓아버렸을 뿐이다. 그리고 끝내는 돌아서기로 했다. 평생 돌아설 수는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그러는 편이 나을 것 같기는 하다. 어떤 의미냐면 그저 포기했을 뿐이다. 그리고 일찍 포기하는 편이 오히려 덜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서 성과나 이득이라는 걸 생각해 봤다. 내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뭔지, 가질 수 있는 게 뭔지.
그건 진심이다. 누가 나에게서 무언가를 훔쳐가려고 애를 쓸 때, 나는 혼자서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적어도 내가 진심을 다할 수 있는 건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고 그 세계를 온전히 즐기는 데 집중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눈을 뜰 수 있는 걸 알아도 감아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극기로는 안 된다. 결국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그렇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이라도 결국 온전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된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를 사랑하는 전제로 예술을 하는 것이다. 프로의 선과 즐기는 선을 스스로 생각을 해 볼 필요는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쓰고 싶은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쓰고 싶지 않다면 미루는 게 최선이다. 나도 내 마음을 알기에 그렇게 얘기한다. 삶은 지옥이지만 어딘가에 오아시스는 있다고. 그리고 그것이 꼭 탁월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