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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4일
벌써 연말이 다가온다. 아마도 한 달에는 크리스마스를 이용한 장사를 하려고 트리를 장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추운 겨울에 애인 하나 없다고 외로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직 감상에 빠지기에는 난 현재를 살고 있으며, 나름대로 허우적대기도 했다. 겨울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나는 추위를 견뎌야 했다.
그런고로, 작게나마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려고 하니 지금 할 수 있는 요리라도 연습을 해 둔다. 솔직히 파티는 핑계고, 앞으로도 요리는 계속해 보는 게 좋다. 원래는 계란 장조림을 만들기로 했는데, 일급이 안 들어와서 계속 지연되고 있다. 아니, 이때 돈을 쓰지 않은 게 오히려 행운일지도 모른다. 알바에 허덕이는 나는 눈도 내리지 않을 부산의 찬 바람을 느낀다. 부산은 여행만 가라. 진심으로 충고하는 거다. 난 개인적으로 서울이 나았다. 사람이 너무 많고, 중심 도시라서 그렇지. 하지만 가끔은 해운대 바닷가 같은 데나 영화의 전당을 생각하면 아예 싫어하기도 힘들긴 하다. 낭만이 있기야 하지만, 낭만은 낭만이다. 그렇다고 다른 곳이 크게 살기 좋을 거라는 생각도 안 들지만……. 아무튼, 그렇다!
김치를 하루 정도 실온에 두면 익는다고 해서 뒀는데 아예 쉰 맛이 났다ㅋㅋㅋㅋ 이때부터 조리는 포기했어야 했나 보다.

그래서 나름대로 아침을 만들어 본 게 이거다.

김치가 셔서 다 먹지는 못했다. 백종원 님의 영상을 보니, 먼저 파기름을 내고 육류와 함께 볶아서 맛의 베이스를 잡더라. 이로 인해 무식하게 김치랑 설탕, 간장만 볶은 내가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당연한 것이었다. (ㅠㅠ) 하지만 그럼에도 김치는 덜 들어갔어야 했고, 김치는 통으로 썰린 것보다 잘게 잘라야 했다.
이번에 참치김치찌개를 해봤다.

나는 요리를 전공한 학생도 아니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어쭙잖은 지식을 참고해 참치캔에 있는 기름으로 상대적으로 싱거운 맛의 김치를 충분히 익힐 때까지 볶고, 물을 두 컵 정도 넣어 참치를 넣고 물이 끓은 시점에서 중불로 10분 정도 푹 끓였다. 김치찌개는 푹 끓이는 게 맛있으니까. 음 나는 누가 ‘그런 걸 지금 누가 못하냐?’나 ‘그런 것만 잘해서 소용없어.’라고 한 마디씩 얹어도 잘 듣는 스타일이 아니다. 요리를 하는 데는 때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특유의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자꾸 사람의 존재하지도 않는 결점을 만들어낸다. 난 오지랖이나 정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가난했던 시절에 단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적 요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발전된 방식은 개인주의가 맞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그런 어른들한테 좆같아도 굴복했던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고통은 고통일 뿐이다. 고진감래?ㅋ 개소리.

좀 더 재료를 넣는다면 조금 딱딱한 두부를 잘라서 넣으면 맛있을 듯하다. 간장으로 간을 했으니. 집 근처의 식당은 참치 반캔 양도 아닌 김칫국을 내놔서 직접 요리하기로 한 거다. 그 외의 부재료는 음 딱히 넣을 필요는 없을 듯 굳이 넣는다면 돼지고기 정도? 근데, 참치돼지찌개는 뭔가 정체성이 애매하지 않나? 그러고 보니, 배민에서 시켜 먹은 스팸돼지김치찌개도 뭔가 애매하긴 하다.
요새 이런저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건 생계나 본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기도 했지만, 어느 한편으로 긍정적인 열정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루틴에 대해서도 명상이나 모닝 미라클처럼 목적성이 없이 막연하게 생각했다면 내가 겪은 경험들 덕분에 필요한 루틴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루틴을 구분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 풋내기지만. 나는 얼마 전에 호텔 알바에서 부족했던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꼭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못해도 괜찮다고 해야 할까? 지금 나이니까 속 편하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